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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17 00:29

애니메이션 '인랑' 어설픈 감상문 애니 나눔

꽤 오래전에 쓴 거예요. 2000년이니까 햇수론 4년전에 쓴건데, 쓸거리가 마땅치 않아 올립니다. 만화인(http://www.manhwain.com)에 쓴걸 옮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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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카의 인랑 감상문


1. 들어가며..

말이 너무 거창하다. '들어가며..'라. 무슨 대단한 논문이라도 쓰려는 분위기다. 단지 '인랑'이라는 애니메이션을 본 감상을 적으려는 것인데, 초반부터 너무 폼을 잡는 것은 아닌지. 솔직히 정말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도 있고, 그리고 잘 쓰는 사람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없는 건 아니지만 주제 넘는 짓이 아닐까 한다. 그래도 혹시 조금이라도 폼을 잡으면 멌있을 것 같아서 '들어가며..'같은 건방진 제목으로 글을 시작한다. 에고... 잡소리가 길었군(^^;).


2. 첫인상

'인랑'은 일본애니메이션이다. 또한 정말 정말 머리아프게 하는 감독 오시이 마모루의 작품이기도 하다. 아니 정확히는 시나리오를 썼다고 해야 하겠지. 감독은 기대되는 신예 오키우라 히로유키가 맡았다.

오시이 마모루. 25살까지 영화에 미쳐 살다 <과학닌자대 가차맨(국내명:독수리5형제)>을 보고 감동받아 애니메이션의 길을 걷게된 감독, 연출자. 가차맨2 등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쌓아가던 오시이 마모루는 <우르세이 아츠라>라는 '지금도 통하는 개그애니'로 일약 인기 감독이 되고, 자신의 작품을 만들 기반을 닦았다. 그는 사람 열받게 하는 작품(천사의 알 같은거)과 대중적인 작품(패트레이버 TV판은 좀 재미있지 않나?)을 번갈아 가며 만들다 최근 들어서는 높은 퀄리티를 바탕으로 일본의 정치이야기(기동경찰 패트레이버2)나 사이보그의 정체성(공각기동대) 같은 무거운 주제를 역시 무겁고 지루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사견이다.

인랑도 별반 다를 것 없다고 생각했고, 오키우라가 감독을 맡았다고 하지만 내용자체가 확 바뀌는 일은 없다하니 기존의 오시이 작품들과 큰 차별성은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렇게 본 인랑. 그런데 확실히 느낌이 다르지 않은가. 초반부터 긴장감이 팽팽이 느껴지고, 폭탄을 들고가던 '빨간두건'소녀가 자폭하던 순간의 연출. 그리고 흐르는 음악들(공각기동대랑 비교해 보라). 좀더 드라마틱해진 듯, 전체적으로 (적어도 공각기동대보다는)이해가 잘되는 스토리라인등. 오시이 특유의 느낌이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키우라는 확실히 달랐다. 정말 오시이가 감독을 맡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3. 작품 '인랑'

어린 시절, 누구나 들어보았을 법한 '빨간 두건 소녀'이야기. 인랑에 나오는 이야기랑은 약간 이야기 구조가 다른 듯 싶지만(어딘지 섬뜩하다.) 인랑은 이 동화를 영화 곳곳에 배치한다. 같은 이야기가 너무 자주나와 지겹다는 느낌은 들지만 마지막 '한다'의 대사,
"그리고, 늑대는 소녀를 잡아먹었다."
는 많은 여운을 느끼게 한다.

영화는 '빨간 두건'이야기를 중심으로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구성을 보인다. 중반부 약간 늘어지는 전개로 인하여 잠자는 분들도 많았으나, 그렇게 '흠'이 될 건 없었다. 보는 사람따라 어떨진 몰라도 적어도 오시이 감독의 작품들보다는 재미있었다. 반전에 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는 깜짝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또한 공각기동대의 우수 스텝진들은 두말할나위 없이 멋진 영상을 만들어내었다. 그림자가 없는 독특한 그림체에 사실적인 배경들. 영화라 해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영화라면 그림체를 통한 이미지 전달을 온전히 이룰 수 있었을까? 일반적인 일본애니메이션과는 약간 다른 그 그림체에서 어딘지 모를 차가움을 느꼈다. 인간답지 않은 그 무언가.

잘 만든 영화이고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3. '인랑'의 인물들

먼저 후세. '인간과 짐승의 이야기'를 '사랑이야기'로 바꾸어버린 오키우라감독은 오시이와는 다르게 후세를 상당히 '인간적'으로 그려놓았다. 후세, 그는 '인간의 탈을 쓴 늑대'였지만 인간의 탈을 너무 오래 썼는지 그 역시 인간이 되려 한다. 아니 원래 그도 인간이다.

초반부 소녀를 쏘지 못한 후세는 되뇌인다. "왜?". 나도 묻고 싶다. 왜? 왜 그는 짐승이 되어야 했을까. 내가 작품을 완전히 이해 못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까지 그가 왜 짐승이 되어야 했는지 수긍이 가지 않는다. 단지 외로워서 였을까? '환경' 때문에? 스스로 짐승이 된 이유가 무었일까? 소녀를 쏘지 못한, 아직까지 인간인 그가 끝내 '소녀를 잡아먹는 이빨 큰 늑대'가 되어야 하는 것이 단지 환경 때문이란 말인가? 여러모로 불쌍한 사람이다.

케이. 그녀는 후세를 사랑한다. 그러나 사랑을 속인 여자다. 그녀의 의지는 아니었겠지만 그녀는 분명히 '인간'이다. 빨간두건을 쓴 소녀. 그러나 '엄마로 변장한 늑대'에게 속아넘어갔다. 빨간 두건의 소녀가 엄마의 살과 피를 아무것도 모르고 먹고 마신것처럼 말이다. 후세가 불쌍하다면 케이는 가엾다. "어쩔 수 없잖아요!" 그러나 결론은 "그리고 늑대는 소녀를 잡아먹었다."

아가와 나나미라는 여자. 난 아가와가 여주인공인줄 알았다(;;). 그런데 너무 초반에 죽어서 당황했지만 여전히 아가와는 빨간두건의 상징으로 영화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다. 솔직히 너무 아깝다.(^^;;)

헨미. 별로 하고싶은 말이 없는 인물이다. 전형적인 악역같기도 하고, 그 역시 환경의 영향을 받은 듯 하기도 하다.


4. 기타 잡 이야기들(여기서부터가 진짜다!)

(1) 다행히도 근처의 극장(집에서 버스타고 15분거리)에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다. 'CGV오리11'의 9관에서 보았다. 다른 개봉관들보다는 시설이 나은 편이었지만 치킨런이 일주일 전부터 예매를 받고있는 것에 비해 인랑은 팜플렛은커녕 포스터 하나 붙여져 있지 않았다. 또한 필름이 이상한 건지 극장이 잘못된 건지 한두번 정도 볼륨이 줄어든 적이 있었다. 다른 분들의 극장상태보다는 조금 낫긴 하지만 약간 섭섭했다고 할까. 이런 작품이 겨우 이정도 대접을 받아야 한다니.

(2) 한 명의 꼬마를 빼곤 대부분 20대 이상의 성인들이 극장을 매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아주 조용했다. 끝나고 나서도 아무 말이 없는......(이게 좋은 건가?)

(3) 인랑은 뉴타입에서 처음 접했을 때부터 "아! 이거 보고싶다!"라는 생각이 든 작품이다. 내 취향이 꼭 이런쪽은 아닌데, 그래도 리얼한 작품을 보고 싶었나 보다. 이런 걸 합법적(!)으로 극장(!!)에서 보다니. 세월 많이 변했군.

(4) 앞부분의 친절한 설명이 나왔을 때, "와! 신경 많이 썼네!"했다. 그러나 나레이션으로 다시 한번 설명이 반복되자 짜증이 났다. 왜 저런걸 만들었지? 의욕 과잉이다. 그리고 너무나 친절히 인물을 설명해주는 화면 하단의 자막도.

(5) 어떤이는 이작품이 단순한 화면이외에 재미도 없고 볼것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분명히 난 재미있었다. 그리고 오키우라. 그는 분명히 가능성이 있는 감독이다. 프로덕션IG가 아니었어도 충분히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직접 쓴 시나리오의 애니를 보고싶다. 기대된다.

(6) 오시이가 아니라서 덜 지루하고 대중성도 어느정도는 확보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정작 오시이 본인은 자기가 쓴 각본 덕분에 그나마 즐길수 있는 애니가 되었다 한다. 오키우라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만드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그래도 키스장면이 들어간건 (군더더기 같아 거부감이 일긴 했지만) 충격적이었다.


5. 나가며...

좀 더 잘 쓰고 싶었는데, 여전히 쓸데 없는 이야기만 늘어놓은 것 같다. 하기야 뭐, 본래 의도가 내가 느낀 것만 쓰자는 것이었으니. 아직 모르는 것도 많은 내가 얼마나 좋을 글을 쓸 수 있을까? 내가 생각하고 있는 인랑의 이야기는 죄다 집어넣으려 했다. 따라서 횡설수설하는 감이 있지만 앞으로 잘 쓸수 있겠지. 그러나 지금도 글 잘쓰는 사람들이 한없이 부럽다.

그러니까 결론은 '인랑'은 분명히 잘만든 영화이고 개인차가 꽤 있겠지만 재미있고 슬픈이야기다. 불법이 아닌 정판 비디오를 사고싶다.

2000/12/13(01:30)

덧글

  • 대한민국 2018/07/20 11:26 # 삭제 답글

    데니스 텐 고인의명복을빔니다 간동원 친일후손 대한민국에사죄하십시요 더욱더좌중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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