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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30 14:10

여성향 게임 원작 뮤지컬 <CLOCK ZERO ~종언의 일초~>를 감상했습니다. 생활 나눔


뭔가 후덜덜한 이미지...;;

여성향게임인 <CLOCK ZERO ~종언의 일초~>(이하 <CZ>)를 어제 보고 왔습니다. 사실 게임 존재 자체도 잘 몰랐는데, 제 지도교수님이 많이 관여하신지라 보고 왔네요. 

제가 아무래도 남성인지라 여성향 작품들에 대해선 즐기기보단 다른사람이 보는 걸 관찰하면서 대충 아는? 뭐 그런 정도로밖에 이해를 못합니다. 일반 아이돌 팬덤도 그렇지만, 여성덕후분들은 어떤 작품에 대한 헌신도와 충성심은 남자 덕후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집착적(?)으로 좋아하고, 캐릭터를 아낀다는 인상이 있긴 합니다. 남자 덕후들은 엄청 좋아하는 척해도 사실은 과시용이거나 한 경우도 많은 것 같고, 좀 지나선 다른 캐릭터로 쉽게 넘어가기도 하는데 상대적으로 여성덕후들은 꽂힌 작품이나 캐릭터에 관한 충성도가 더 강한 것 같단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 특유의 블로그에서 "ㅋㅋㅋㅋㅋㅋㅋ어떡겤ㅋㅋㅋ"식의 애정표현도 그렇구요.

각설하고, 여성향 서브컬처 기반 뮤지컬이라면 오래전에 <테니스의 왕자>뮤지컬 판을 이케부쿠로의 길거리 TV에서 얼핏 본 게 전부인지라 모든 게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여성향 서브컬쳐가 남성향의 그것에 비해 종류도 적고 마케팅 방법도 다를터인데, 뮤지컬이라는 형식은 특별히 여성향 서브컬쳐에 더욱 특화된 매체가 아닐까 합니다. 남성향의 미연시가 뮤지컬화 하면 뭔가 "나의 ~는 이렇지 않아!!"라며 현실과 게임의 괴리감을 느낄 것 같지만, 여성향 게임의 2.5차원화(라는 말을 실제 쓰더군요;;)는 어느정도 캐릭터를 이미지로서 받아들이는 여성향 2차창작의 특성상 허락받을 수 있을 여지가 크다고 봅니다. 실사 영화도 아닌 뮤지컬이라는 무대연극은 캐릭터에 대한 망상을 눈앞에서 재현하는, 공식 2차창작이라는 영역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나 이번 뮤지컬의 가장 큰 특징은 엔딩이 루트별로 다르다! 라는 것입니다. 분기별로 루트가 있는 노벨게임계열의 특성을 살려서 여러가지 버전의엔딩이 있는 것이죠. <CZ>의 뮤지컬이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고, 할 때마다 다른 루트의 스토리를 뮤지컬화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회차에서는 킹루트와 비숍루트 두가지가 있어서 팬이라면 그 두가지를 모두 봐야하겠죠. 이 루트라는 게 결국 주인공(플레이어) 여자를 좋아하는 다양한 미소년들(...) 중 한명이랑 깊은 관계를 맺는 거라, 팬 입장에선 특히 좋아하는 루트의 스토리를 찾아서 볼 수 있는, 많이 오버해서 말하자면 뮤지컬에서 인터렉티브를 추구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사실 네타바레입니다만, 작중에서 언급되는 수많은 시간축이라는 설정은 전형적인 노벨게임적인 설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시간축이 있는 것이 아닌, 작중 캐릭터의 선택에 따라서 수없이 분기하는 평행세계적인 세계관을 말합니다. <드래곤볼>에서 트랭크스가 과거에 와서 역사를 바꾸지만, 트랭크스가 살던 미래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과 같죠. 과거를 바꾸면 미래세계도 변하는 <빽투더퓨처>와는 전혀 다른 시간관념이라 할 수 있죠. 그 전혀 다른 차원을 작품 속 인물이 드나들거나, 평행세계가 교차한다면 이런저런 재미있을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죠. 이것은 아즈마 히로키가 10여년전부터 말하던 '게임적인 이야기'의 전형적인 모습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비스무리한 설정이 많아져서 그런지 아주 새롭다는 느낌은 받을 수가 없었네요.

그 외에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만, 등장인물들의 손동작이나 소소한 이벤트들도 전부 게임 속의 그것을 그대로 살려서 재현했다고 하네요. 노벨게임류의 캐릭터들은 주로 대사할 때 정지일러스트로 나오잖아요? 그 때 나오는 포즈를 뮤지컬안에서도 거의 계속 유지하고 있는 캐릭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상한대로 관객들 대부분은 여성입니다. 그런데 옷차림이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모습과는 아주 약간 달랐습니다. 특히 유달리 안경 쓴 여성분들이 많이 보이더라는 것. 부녀자의 패션이라는 게 따로 있다면 이 느낌이려나요;; 

제가 본 건 킹루트였습니다. 이 작품의 악역이면서도 사실 악역이 아닌 인물이었죠.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다른 루트도 보고 싶어지긴 하네요. 돈이 문제입니다만(쿨럭)

<CLOCK ZERO>의 홈페이지는 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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