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라도라 1권 - 의외로 좋았던 작품

소설을 읽던, 애니메이션을 보던, 음악을 듣던 취향이란 건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입니다. 가령 애니메이션을 본다고 할 때, 로봇을 비롯한 메카닉 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그저 미소녀가 좋은 사람, 연애물이 좋은 사람, 깊이 있는 사색과 철학적 고찰을 담은 작품을 좋아할 수도 있고, 그냥 가볍게 시간 때우기로 즐기는 사람도 있겠죠. <기동전사 건담 OO(더블오)>를 메카닉 보는 재미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속에 나오는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듯이 같은 작품이라도 다른 취향을 즐길 수 있을 겁니다.

라이트노벨을 본격적으로 읽으면서 과연 제 취향은 무엇일까를 생각해볼 때가 있습니다. 유명 작품은 일단 한번씩(1, 2권정도)은 보려 하지만, 일단 2권 이상을 계속해서 보게 되는 경우는 작품의 완성도도 완성도지만 작품의 취향이라는 점이 깊게 작용한다고 봅니다. 아무리 유명한 작품일지언정 내가 관심 없는 스타일을 일부러 볼 이유는 없으니까요. 

개인적으로 검과 마법이 나오는 중세 판타지 물엔 별로 관심 없습니다. 반인반수가 나오는 경우도 그리 좋아하지 않지요. 액션물도 그다지 입니다. 저는 애니메이션으로도 유명한 라이트노벨 <토라도라>를 반인반수 물인 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얼핏 본 <토라도라> 동인지에 타이가가 호랑이 귀를 달고 있기 때문이었지요; 일본 만화에서 고양귀같은 거 붙이는 건 흔한 일인데도 스쳐지나가며 본 그 이미지가 기억에 남아 저는 이게 반인반수 물인 줄 알았던 거죠. ‘토라’가 일본어로 호랑이를 뜻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딱 보니 내 취향은 아닌 같았죠. 제 머리 속엔 떠오르는 이미지는 더도말고 덜도말고 <카노콘>! 

그래도 유명 작품이니 한 권정도는 읽어봐야지 해서 사두었는데, 읽기 직전까지 랩핑을 뜯지 않을 정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읽은 것도 그저 ‘돈이 아까워서’였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고, 저는 언제 타이가가 본모습(?)을 드러낼까 노심초사하며 읽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 기대를 꺾고 타이가는 끝까지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습니다;;;;;; 

<토라도라>는 가벼운 학원 러브 코믹물입니다. 사실 이런 류는 매우 흔하죠. 그러나 이 작품은 의외로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받은 상처 속에서 신음하는 인물들의 이야기. 제 취향입니다. 제가 보기에 <토라도라>는 적어도 1권만큼은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타이가는 잘나가는 집 아이지만 거의 버림받은 느낌으로 살고 있고, 아버지가 누군지도 잘 모르는 류지는 계속되는 불량학생이라는 오해 속에서 관계의 단절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런 요소를 비교적 코믹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두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안타까움이 서려 있는 것 같아요. 미노리나 유사쿠는 권수가 더해가면서 나름의 캐릭터를 만들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저는 이 두 사람-타이가와 류지-가 참 마음에 드네요. <토라도라>는 잘 알려졌다시피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습니다만, 너무 빠른 진행속도 때문에 원작의 복잡 미묘한 상황묘사에는 좀 부족했다고 봅니다. 

결론은 가장 관심이 없었던 <토라도라>가 의외로 제 취향에 부합하는 작품이었다는 겁니다. 라이트노벨을 구성하는 큰 축이 소년소녀의 애틋함이 서려 있는 성장물이라고 본다면 <토라도라>는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청춘 라이트노벨이라 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도서 정보





토라도라1(とらドラ)
타케미야 유우코 지음, 야스 그림, 김지현 옮김
학산출판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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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젠카 | 2009/09/04 17:04 | 독서 나눔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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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루릴 at 2009/09/04 17:29
DC의 대세는 아미 ㅋ 타이가는 안티 양산...

그리고 유유코 여사의 전작인 '우리들의 타무라군'도

꼭 읽어보시면 좋겠네요 :)
Commented by 젠카 at 2009/09/07 11:05
헉; 안티라니;; 무슨 짓을 하길래요-_-
Commented by Skeith at 2009/09/04 23:26
확실히 읽는 재미가 큰 소설입죠. 주인공들의 갈등과 복잡한 심경의 묘사가 너무 적절해서 강하게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이라고 봅니다.
Commented by 젠카 at 2009/09/07 11:05
응 그런 거 같아.
Commented by twinpix at 2009/09/05 11:07
권수가 거듭될 수록 다른 인물들도 부각되고 이야기가 더 재미있어지죠. 개인적으로 라이트노벨에서 최고로 꼽는 러브코미디물입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Commented by 젠카 at 2009/09/07 11:05
정말 재미있죠^^
Commented by 사화린 at 2009/09/07 22:27
애니메이션은 정말, 이 작품의 매력을 제대로 살려내기 힘들죠.. ;ㅁ;
분량도 분량이거니와, 인물 간의 미묘한 감정선 처리를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로는 제대로 하기가 힘들어서..
(표현이 힘들다기보다는, 매체 특성상 그런 부분이 지나치게 '가볍게'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보니.. OTL)


이 작품은 가볍게 따라갈 수 있으면서도 그 안에서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생각과 감정의 기복, 관계의 변화, 갈등, 고민 등은
결코 '마냥 가볍지 않다'는게 특징.. @_@

앞서 언급한 부분이 작품에 전체적으로 묘한 현실감을 부여하기도 해서,
재미, 몰입감, 그러면서도 느껴지는 미묘한 심리 표현 등이
제대로 균형을 잡고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Commented by 젠카 at 2009/09/14 02:55
애니메이션은 일단 분량이 너무 짧아서요; 저 캐릭터가 왜 저런 대사를 하는지 설명을 안해주고 흐름 쫓아가기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Commented by 만월의밤 at 2009/09/17 22:55
헐.....끝까지 꼭 보셔야 합니다.. 저는 요즘 토라도라 포터블을 열심히 하고있습죠.. 타이가 하앍ㅎㅇㅎㅇ
원래는 우리들의 타무라군을 보고 제가 익스 마왕님 이글루에서 '책 추천좀 ㅇㅇ'이라는 글에 토라도라를 열심히 달았었죠... 나왔을땐 눈물이 ㅜㅜ
바란건 아닌데 애니판에서 타이가 성우가 쿠규여서 더더욱 ㅜㅜㅜㅜ
Commented by 젠카 at 2009/09/20 19:01
음? 이거 끝까지 나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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