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얄의 추천 1권 - 아쉬운 작품

임달영의 <유령왕>과 반재원의 <초인동맹에 어서 오세요>와 함께 출간된 한국의 라이트노벨입니다. 시드노벨 초기 작품들은 대부분 소설가로서 어느정도 명성을 알린 사람들을 작가군으로 하여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했었죠. <미얄의 추천>을 쓴 오트슨도 예외는 아닌데, 중학교 때 친구가 ‘할 게 없으면 소설이나 써보지’라는 말 한마디에 시작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상당한 필력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미얄의 추천>은 제 취향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아니 취향 뿐 아니라 읽는 내내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서 말이죠. 왜 그런 걸까 했는데, 몇가지로 요약해 보려 합니다.

첫째, 캐릭터가 너무 강합니다. 솔직히 처음엔 미얄과 민오의 관계에서 <하느님의 메모장>이 떠오르긴 했었습니다. 주인공 미얄 부터가 입버릇 나쁜 중학생에 엄청난 머리를 가지고 있고, 민오는 노예계약을 맺는다는 점에서요. 그건 우연히 그렇다고 쳐도 제가 거부감을 가진 이유는 미얄이외의 캐릭터도 엄청난 개성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화자인 민오까지 '그릇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사용하는 독특한 캐릭터였죠. 여기에 초록 누님 같은 인물들까지 더해지니 캐릭터의 과잉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최소한 민오만이라도 완전한 일반인이었다면 독자가 그 인물에 동질감을 느끼며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둘째, 문체가 너무 늘어집니다. 'A는 B다'라고 직접적인 서술보다 'A는 무엇무엇같다'라고 한바퀴 빙 둘러서 표현하는 편이 세련되어 보이긴 합니다. <미얄의 추천>에서 그런 식의 둘러쓰는 표현은 자주 사용되고 있고요. 하지만 이것도 정도가 있죠. 이런 식의 문장이 계속 반복되니 읽는 입장에서 조금 지칩니다. 특히 미얄은 원래 캐릭터 자체가 비유/직유법을 자주 사용하는데, 지문까지 그러고 있으니 쓸데없이 늘어진다는 느낌마저 받습니다. 예를 들어 98~100쪽에 걸쳐서 묘리가 장난으로 물총을 쏜 장면을 묘사하는데, 아무리 극적인 개그(?)를 연출하고 싶었다지만, 이걸 세페이지나 걸쳐서 묘사할 필요가 있는지 의심스럽군요.

마지막으로 조금 이해할 수 없는 해결 방법인데... 이건 뭐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 같군요. 꿈이야기가 유난히 많이 나와 그런지 작품 전체가 환상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독특한 부분이고 충분히 매력도 있습니다만, 제겐 첫번째와 두번째 이유 때문인지 이것마저 OUT이었네요.

...아, 개인적으로 일러스트는 아주 좋았습니다!


도서 정보







미얄의 추천 1
오트슨 지음, INO 그림
디앤씨미디어
2007

by 젠카 | 2009/08/07 17:52 | 독서 나눔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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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루릴 at 2009/08/07 17:59
나스 기노코의 영향이라면 너무 심한 비약이지만..저도 쓸데없이

긴 수식은 정말 싫더군요. 미얄의 추천은 못본 작품이라 말하기가 어렵지만요.
Commented by 젠카 at 2009/08/08 00:13
수식이 지나치게 길면 지칠 수 있지요.
Commented by Laphyr at 2009/08/07 20:13
그러나 그런 비유와 수식을 미얄의 매력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음.
독설이라고 해야되나?
이건 솔직히 1번이 마음에 안 들면 2번도 따라오는 것 같다.
캐릭터가 마음에 들면 그 캐릭터의 독설도 마음에 드는 것처럼..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 새로운 불만(?)이네. 저 구도에서 민오까지 평범한 사람이라면 그야말로 나스 키노코 형 양산형 소설의 구도가 아닐까 싶은데.. <문학소녀>시리즈의 감동이 코노하와 토오코에 있는 것처럼 <미얄>에서는 민오라는 캐릭터가 처음부터 이것저것 많이 쥐고 있기 때문에 볼만했는데 말이야.
(어째서 1번과 같은 불만이 나왔는지, 생각나는 이유가 있긴 하지만 이건 직접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재미있을듯.)
Commented by 젠카 at 2009/08/08 00:17
비유와 수식이 많다는게 미얄이 그렇다는게 아니고, 지문 자체가 좀 그래. 토끼 어쩌고 하는 문제 해결방식 자체가 비유가 많이 사용되고, 문체에도 그런 경향이 있지. 다른 걸 확 줄이고, 미얄만 그런 캐릭터였다면 별 문제 없겠지만, 난 좀 지치더라...

민오가 평범한 사람이었으면 하는 건 워낙 개성강한 캐릭터가 난무하는데, 조금 일반인의 시점으로 볼 수 있었으면 해서... 왜냐하면 1인칭 화자니까. 주인공이면 또 모르겠지만, 미얄이 주인공이고 관찰자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면, 좀 더 평범한 게 낫지 않았을까? 왓슨이 홈즈 못지 않은 편집광이었다거나 그러면 이상할 거 같아=_=;
Commented by Laphyr at 2009/08/08 20:35
좀 설명을 잘못 했는데,내가 말한 미얄이란건 캐릭터 미얄이 아니라
미얄의 추천 작품 얘기야. 그리고 독설이란건 미얄의 독설이 아니고
<미얄의 추천>이라는 작품의, 그러니까 작가의 독설이지. 그게 매력이라고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으니까.

민오에 대해서는 직접 만나서 얘기를 하는 게 나을듯.
전달하고 싶은 말이 있기는 한데, 정리를 좀 해서 가지고(?) 갈게.
Commented by C문자 at 2009/08/07 20:30
갑각나비의 충격을 기대하며 전부 봤지요.

하지만 기대만큼 대단하지는 않았어요.
Commented by 젠카 at 2009/08/08 00:17
저는 그냥 그랬습니다.
Commented by 펑거스 at 2009/08/07 21:29
민오는 '그릇되다' 빼곤 평범하게 느껴졌었는데 다르게 볼 수도 있군요.
사실 이런 말버릇 가지는 것도 엄청난 개성이긴 하지만 미얄과 초록의 능력에 비하면 그닥 와닿진 않더군요^ㅁ^;
3권부터가 본방인데 스포일러 제대로 당해서 못보고 있습니다OTL
Commented by 젠카 at 2009/08/08 00:18
미얄과 초록에 비하면 평범하긴 하죠; 그래도 공감이 잘 안가서요;;
Commented by Skeith at 2009/08/08 22:42
호흡이 긴 작품이라고 봐요; 그리고 저는 전체적으로 이해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리더군요.(토끼 간의 경우에는 두어번 더 읽어야 했습니다;;) 비유적인게 많아서 그런 것이려나요? 그래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흠흠.
Commented by 젠카 at 2009/08/09 09:25
조금 이해를 요하긴 하지.
Commented by 행인 at 2009/08/11 16:35
저는 젠카님이 쓰신 글 중 2번에는 동조하지만 1번과 3번은 좀....
Commented by 젠카 at 2009/08/12 14:28
같은 작품이라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건 다르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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