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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 잡지의 역사 1] 월간 우뢰매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전한 경쟁은 제품의 질을 높이고, 독점을 막는 등 유익한 기능을 합니다. 본격적인 애니메이션 잡지 모션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때쯤 혜성같이 등장한 잡지가 있었습니다. 코믹테크(COMIC TECH)가 바로 그것입니다.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출판만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잡지였지요. 국내외에서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인터뷰는 물론이고, 표지 일러스트 제작과정, 만화가 지망생을 위한 각종 팁과 사진 자료들, 작품들의 깊이 있는 분석까지 실려있는 꽉찬 잡지였습니다. 그 코믹테크를 만들던 곳에서 애니메이션 전문 잡지를 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드디어 대한민국에도 애니메이션 잡지의 경쟁체제가 잡히는구나 하고 기쁨과 기대가 뒤섞인 표정을 지었습니다. 잘만하면 서로간의 견제와 경쟁으로 각자의 질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선택권이 생기는 셈이니 그야말로 환영하지 않을 수 없는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말 실제로는 그렇게 되질 못했습니다. 모션은 2/3월 합본호를 내고 장기 잠수중이었고, 애니메이션 잡지가 될 애니테크는 발간날이 되어도 서점에 책이 들어오질 않았습니다. 왜 잡지가 나오지 않느냐고 매일같이 전화를 걸던 게 기억나네요. 출판사측에서는 곧 나올거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그리하여 나온 창간호. 1998년 6월호입니다. 근데 표지가 켄신이라고 그려넣긴 한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일본의 오리지널 그림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오타들. 마감이 쫓기느라 일일이 체크를 못해봤다고 봐줄수 있을 정도가 아니었죠. 뉴타입처럼 스테이플러로 제본한 모션과 다르게 아니메쥬처럼 풀제본을 했는데, 풀이 약했는지 시간이 지나자 종이가 뜯어지기도 했죠. 사용된 이미지들도 여기저기 덕지덕지 붙어있는 느낌이었고, 코너들도 모션과 그리 차별화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나마 ‘주인공과 닮은 연예인 찾기’라는 코너 정도만 신선했네요(<도쿄바빌론>의 스바루 스메라기가 N.R.G의 노유민과 닮았다는 둥).
실제적으로 이 두권이 애니테크의 전부. 표지는 정체불명. 그리고 7월 건너뛰고 8월호가 나왔습니다. 창간호보다는 훨씬 괜찮았습니다. 여전히 표지는 정체불명이지만, SBS PD특집기사는 정말 신선했다 생각합니다. 당시 만화왕국이라 자처하고 있던 방송국의 PD들의 모습들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기사였지요. 또 지금은 고인이 되신 성우 장정진님의 인터뷰기사는 아마 거의 유일한 장정진 성우님의 인터뷰기사일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러스트 몇장으로 때우는 짓을 하는 걸로 봐서 망조가 이미 보였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다음호는 난데없이 수해(水害)을 입었다고 하면서 코믹테크와 애니테크가 한권으로 묶여서 나왔지요. 네, 그렇게 한때 반짝할 뻔 했던 애니테크는 이후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당시 공식 발표했던 수해는 ‘실제로는 애니 쪽 편집진이 편집장과 트러블을 일으켜 전원 퇴사하고 편집장 / 기자 1명 (편집장의 대학 후배)만 남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궁여지책으로 둘러댄 변명이었습니다.’라고 합니다;(cyrus님 증언). 애니테크의 사무실이 지상 4층이었다고 하는데 수해를 입을리는.... 없죠; 아무튼 처음부터 이런저런 삐걱거림이 많은 잡지, 사실 흑역사라고 불러도 좋을 잡지였다고 생각합니다. 모션도 이후 9월호를 한 번 더 내고 폐간되지요. 의욕을 가지고 만든 순수 한국 애니메이션 잡지는 그렇게 모두 사라졌습니다. 사실 애니메이션 잡지 자체가 가진 한계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가령 영화잡지라면 국내에 분명한 영화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내 개봉작품 중심으로 소개와 리뷰, 인터뷰를 곁들이면 훌륭한 영화잡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일본작이고, 국내 방영작 중심으로 기사를 쓴다해도 일일이 인터뷰를 갈 수도 없다는 한계가 있죠. 무엇보다 영세 출판사라는 한계도 분명히 넘을 수 없는 벽이었을 겁니다. 이러한 한계가 어느정도 극복한 잡지가 다음에 다룰 뉴타입 한국판입니다. 별론 재미도 없고 인기도 없지만 다음편이 마지막편이니 기대해 주세요^^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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