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노벨은 <부기팝> 시리즈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많은 영향을 주었던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화는 물론이고 실사 영화까지 제작되었다는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아우라는 무시 못 할 정도로 상당했다고 하더군요.
저도 얻어들은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부기팝>이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학교라는 일상에 판타지스러운 비일상이 섞인 라이트노벨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일상에 비일상이 약간 섞이는 건 어쩌면 라노베 뿐 아니라 미연시를 비롯한 오타쿠 문화 전반에 깔려 있는 경향이기도 하죠. 부기팝에 한 가지 빠져있는 점이 있다면 ‘개그’정도 이려나요?
일상에 비일상이 섞인 게 라노베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과연 일상이란 무엇일까요? <부기팝>에서 다루는 일상은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말해 저는 <부기팝>을 보고서야 일본 고등학생들도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구나했습니다. 청소년들이 겪을 수 있는 고민과 아픔들이 진지하게 녹아 있습니다. 어쩌면 ‘현실은 시궁창’이라는 말처럼 우리가 사는 일상은 괴로움의 연속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거기에 조금 잔인하다 싶은 호러스런 이야기가 섞여있는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기팝>시리즈는 특유의 다시점 방식으로 복잡하게 이야기를 꾸며 놓았는데,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점이 있다면 단순한 1인칭만으로 얻을 수 없는 여러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직접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3인칭이라면 시간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기에 반전 같은 거에 약할 수도 있지요. 무엇보다 다시점 방식의 유용성이라고 할 수 있는 점은 키무라 아키오 같은 캐릭터의 관점을 통해서 사건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람들의 심리와 생활까지 묘사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 이 작품은 상당히 실험적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는 전체 시리즈의 프롤로그에 해당하기에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여 주기는 하지만, 약간 지루한 감이 있습니다. 하지만 2권부터는 본격적인 스릴과 재미를 맛볼 수 있으니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도서 정보

부기팝은 웃지 않는다(ブギーポップは笑わない)
카도노 코우헤이 지음, 오가타 코우지 그림, 김지현 옮김
대원씨아이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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