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동맹에 어서오세요> 1권 - 리얼리티있는 판타지

2007년 7월 25일은 한국 최초로 한국인 작가전문 라이트 노벨 레이블인 시드노벨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날이다. 한국 라이트 노벨의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야심찬 기획을 가지고 첫 스타트를 끊은 작품은 세 개. 임달영의 <유령왕>과 오트슨의 <미얄의 추천>, 반재원의 <초인동맹에 어서 오세요>다.

반재원은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즉 '네임벨류 + 소설의 완성도'가 어느정도 보장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를 증명하듯 <초인동맹...>은 현재까지 최고의 인기 순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시드 노벨 최고의 히트작이 되었다.

초인은 참 미국적인 소재다. 일본도 수많은 초인이 지구를(특별히 일본을) 지켜왔지만, 미국은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되었을 뿐 아니라 하나의 히어로를 여러 작가가 맡는 방식으로 대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기존의 작품들에 딴지를 들이밀거나, 히어로들에 관한 고찰(?)등을 담은 작품들도 나오게 된다. 최근 개봉한 영화 <왓치맨>도 그런 작품들 중 하나로 분류될 수 있을 것이다.

<초인동맹...>을 읽으면서 픽사에서 제작한 3D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이 가장 많이 떠올랐다. 초인 내지는 히어로가 세상에 당연한 듯이 다수 존재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조직은 물론, 사람들이 초인에게 가지는 다양한 태도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흡사하다. 그러나 반재원의 <초인동맹>은 미국과는 달리 상당히 동양적인, 더 나아가서는 한국의 아이돌 엔터테이먼트 산업의 정서를 추가했다는 점이 결정적으로 다르다.

어떤 가상 세계를 다룬 작품이 성공하기 위해선 지금 우리 사는 세계랑 통하는 면, 다시 말해 리얼리티가 있어야 한다. 리얼리티 없는 판타지는 독자와 소설 속 세계가 전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기에, 읽는 입장에선 전혀(!) 재미가 없다. <초인동맹...>이 찾은 리얼리티는 현실에도 존재하는 아이돌 산업이다. 거기에 세계 대전을 초인 대전으로 바꾼다든가, 코믹 월드를 살짝 변형시킨 초인 동인지 판매점은 그야말로 현실을 바탕에 깔고 독자들의 공감 내지는 ‘허허, 이건 완전히 코믹 월드인데~!’하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아이돌이 사람으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대중 입맛에 멋대로 찬사를 받다가, 버림 받는 것에 대한 고민을 담은 역작... 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건 살짝 옆으로 치워놓아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문제의식도 어디까지나 재미가 있어야지 공감하기도 쉬운 법인데, 이 작품은 그 점에서 성공적이라 할 수 있겠다. 재미있는건 아무리 초인이라도 가족에게까지 정체를 숨기고, 초인인데 히어로로 공식 활동을 하지않으면 끊임없이 감시를 받는다는 설정은 너무 가혹한 것 같다. 실제 저런 일이 존재한다면 과연 평범하게 살기를 원하는 초인들이 가만히 있었을까?

그리고 사람에 따라 취향 탈 수 있는 부분이 좀 걸리는데(근친이라던가 근친이라던가 근친이라던가), 이건 그냥 넘어가자^^;

여담으로 어차피 판타지라지만 그래도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서 32쪽에 나오는 일본풍스폰서 광고라던가, 165쪽에 나오는 인영(人影, ひとかげ)과 같은 평소에 잘 쓰지도 않는 표현은 좀 삼가주길 바란다.

도서 정보






초인동맹에 어서오세요 1
반재원 지음, Eika 그림
디앤씨미디어
2007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젠카 | 2009/05/27 16:17 | 독서 나눔 | 트랙백 | 덧글(8)
트랙백 주소 : http://taeppo.egloos.com/tb/4150537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Ciel at 2009/05/27 16:26
소재는 아메리칸 히어로 같지만, 사실 왜색이 엄청 짙어서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죠..
Commented by 젠카 at 2009/05/27 17:56
왜색이 짙은 건 이 바닥(만화/애니/게임/라노베) 창작자들이 다들 극복해야할 사명쯤 되는 것 같네요;
Commented by 행인 at 2009/05/27 18:10
원래 반재원작가가 지금껏 왜색이 짙은 판타지소설을 써와서 이번글도 왜색이 짙나 보군요;;;
미국 초인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그닥 좋은 평가를 못받는 작품이더군요
Commented by 젠카 at 2009/05/27 22:07
미국 히어로에서 모티브'만' 얻어왔으니까요. 안에 있는 감수성은 전혀 별개죠.
Commented by Skeith at 2009/05/28 00:10
제가 생각하기에도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죠...전민희 작가님이 쓰신 '룬의 아이들-윈터러' 만큼이나 주인공을 원캉 굴려대서 무지하게 안쓰럽습니다.
근친 소재는 오라전대에서 못 써먹으시니 이번에 써먹으시는 모양입니다.
Commented by 젠카 at 2009/05/28 01:04
근친이라... 내 취향은 아닌데;; 포르노라면 몰라(이봐!!)
Commented by 고바우 at 2009/07/11 07:26
...인영이란 표현은 회화에선 잘 안 쓰지만 소설에서 가끔 보다 보니 그다지 위화감을 못 느꼈는데요. 쓰면 안 되는 겁니까? ㅇㅂㅇ;
Commented by 젠카 at 2009/07/12 00:34
음... 제겐 아무래도 생소한 표현이라서요. 그냥 그림자라고 될 것을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