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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1 13:05

<로마 제국의 멸망(The Fall Of The Roman Empire)> 영화 나눔

천년이 넘는 장구한 역사를 가진 로마제국. 제국의 유물들은 지금 보아도 우리를 압도할 정도로 거대하다. 에드워드 기번(E. Gibbon)이 “로마가 왜 멸망했는가보다 어떻게 그렇게 오래 유지했는가를 물어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말했다는데 과연 그 말이 맞다. 당시 사람들은 로마 제국이 무너지리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을 것이 틀림없다. 영화 <로마제국의 멸망(The Fall Of The Roman Empire, 1964)>은 그 거대한 로마제국의 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때는 로마 5현제 시대의 마지막 황제인 마르쿠스가 지배하던 시대다. 그의 아들 코모두스는 자신이 황제자리를 물려받지 못함을 알게 되고, 그의 측근들은 황제를 독살한다. 마르쿠스가 후계자로 지목했던 리비우스는 변방으로 쫓겨나지만 결국 그들은 다시 만나 검투를 한다는 줄거리이다.

처음에는 제국의 멸망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에 비해서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것 아닌가 싶었다. 물론 여기에 역사적인 관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를 리메이크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리들리 스콧 감독의 히트작 <글래디에이터(Gladiator, 2000)>와 비교하면 더욱 분명해진다. 동쪽 지방의 반란이나, 게르만 족의 끊임없는 공격 등 로마제국의 멸망에 있어서 역사적 시사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곳곳에 나온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외부의 세력이 아닌 내부의 도덕적 타락이다. 아예 노골적으로 마지막에 이를 언급한다. 그리고 황제 자리를 돈으로 사겠다는 조금은 작위적인 연출도 이 영화가 지향하는 바를 분명히 밝혀준다.

진실로 한 나라의 멸망을 부추기는 게 한 지도자만의 잘못이나 나라의 부패일까? 다른 수많은 요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내부의 분란과 지배계급의 도덕적 타락과 나태함이 (‘역사학’이라는 학문위에서 보면 나이브할 수 있으나) 한 나라를 멸망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외부적 압박도 내부의 견고성을 보장한다면 그리 쉽게 망할 리 없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는 로마의 멸망을 직접 비춰주지는 않는다. 그럴 징조를 보여 줄 뿐이다. 이 후에도 몇 백년동안 망하지 않고 살아남았으니 사실 코모두스 때문에 망했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이다. <글래디에이터>에서도 같은 시대를 다룸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희망적인 분위기로 끝을 내었다. 그러나 이 영화의 마지막은 시니컬하다. 당시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점점 위태로워지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영화는 그런 당시의 미국을 로마에 투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대 시대는 과연 어떠한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고 생각한다. 동구권이 무너지면서 미국 중심의 세상이 된 것 같지만 세상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미국은 어쩌면 중국이 두렵고, 중동 지역에 자신의 세력을 놓칠까봐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계속 존속하고 있지만 이 경제적 헤게모니가 영원히 미국 소유가 아니라고 이 영화는 외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도덕적 해이와 지도자의 중요성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예외는 될 수 없기에 가슴이 답답하다.

영화 정보







로마 제국의 멸망(The Fall Of The Roman Empire)
감독 - 앤서니 만
출연 - 소피아 로렌, 스티븐 보이드, 알렉 기네스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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