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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15 00:38

숨어계신 하나님 - 밀양, 우리를 비추는 거울 독서 나눔

영화 <밀양>은 2007년에 개봉하여 사람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주연 배우 전도연은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하였다. 특히 이 영화는 ‘기독교인들이 받는 고통’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한국 교회 사람들 중 일부는 이 영화를 ‘반기독교 영화’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 영화는 기독교의 아픈 곳을 찔렀을 뿐이다. 우리는 반대를 하기보다 이 영화를 거울삼아 우리 자신을 봐야 한다.

김영봉 목사는 「숨어계신 하니님」이라는 책을 써서 이 영화를 소개한다. 외부에서 팔짱끼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이야기가 마치 실제 있었던 일인 것처럼 다루며 믿음․용서․고난․체험․전도․인생․사랑이라는 주제를 뽑아냈다.

책을 읽으면서 내 주변에도 신애(전도연)나 약국을 운영하는 김집사 같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신애는 본래 예수를 믿지 않았지만, 남편과 자식을 잃고 교회에 들어온다. 부흥회에 참석한 후 그녀는 ‘치유를 받았다.’며 간증을 하는데, 그 간증은 사실 진실하지 않았다. 그녀는 연극을 했다. ‘자기를 알지 못하는’ 동네에서 돈이 많은 척 연기했고, 아들을 잃고 교회에 나가자 이제는 ‘믿음 좋은 사람’을 연기했다. 그 연극은 감옥에서 자기 아들을 죽인 남자 도섭을 용서하려는 ‘쇼’로 절정에 이르는데, 마땅히 고통스러워해야할 살인자가 멀쩡한 얼굴로 ‘하나님의 은혜’를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신애는 실신하고 만다. 저자 김영봉 목사는 신애와 유괴범 도섭 모두 ‘은혜’를 너무 쉽게 말한다고 꼬집는다. 그들의 본심을 간파하지 못하는 교회 공동체 역시 마찬가지다. 신애가 간증을 할 때 그 진정성을 의심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체험자 스스로도 자신이 겪은 체험에 대해 의문하라고 권면했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태풍’같은 하나님만 찾지만 사실 하나님은 조용히 우리마음을 두드리는 ‘산들바람’처럼 불어온다. 좌중을 놀라게 할 큰 간증거리 찾기를 그만두고, 일상생활 속에 임하는 하나님을 찾으라고 도전한다.

이 책은 고통 당하는 신애를 대하는 주변 사람들도 다룬다. 김집사는 아주 열심히 전도를 하는 전형적인 한국 그리스도인이다. 하지만 상대를 대하는 법이 서툴다. 저자는 그래도 그녀의 전도방식이 ‘예수 천당, 불신지옥’식 전도보다는 낫다며 한국 교회가 이 정도로라도 전도를 하면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녀가 상대방을 생각하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할 말만 한다고 단단히 꼬집었다. 한국 기독교가 ‘공격적인 선교’로 많은 질타를 받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뜨끔했다. 저자는 ‘차라리 침묵할 것’을 권하며, ‘말’은 필요할 때만 하라고 한다. 말은 기도와 인격적 관계가 뒤따를 때만 강력한 도구가 된다고 한다.

김영봉 목사에 따르면 이 작품에서 예수님 모습과 가장 닮은 이는 종찬(송강호)이다. 그는 소위 말하는 속물이다. 교회는 신애가 좋아서 나왔을 뿐이고, 말투는 거칠고, ‘신성한’ 교회 옆에서 담배를 피는 인물이다.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신애가 운영하는 피아노 학원에 거짓 증서를 달아준다. 그러나 그가 밉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영봉 목사는 그가 연극을 하는 신애와 대조적으로 항상 진실한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신애가 어떤 상황에 있든지 끝까지 함께 했던 사람이 종찬이다. 그리고 신애가 유혹하자 교회 장로님은 금새 넘어갔지만, 종찬은 ‘정신 차리라’며 다그칠 줄 알았다. 그는 여러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 영화에서 진짜 사랑이라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종찬의 삶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영화 홍보 카피인 ‘이런 사랑도 있다’에서 말하는 사랑은 흔하디 흔한 멜로 영화의 사랑이 아니다. 끝까지 함께하며 마지막까지 거울을 들어주는 그런 사랑이 이 영화에서 주장하는 진짜 사랑이다.

이 책은 영화 <밀양>을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활용하고 있다. 영화는 이야기가 있는 장르이기 때문에, 실생활에 쉽게 다가온다. 다시 말해 ‘예화’다. 김영봉목사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 동안 교회에서 주로 쉬쉬해 오거나 ‘오직 믿음으로’를 외치며 피해왔던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저자가 자신의 한계를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이 주는 미덕이다. 자기 자신도 김 집사 같을 때가 많고, 상처를 줄 때가 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영화 뿐 아니라 저자 주변 교인들의 예를 들어가며 영화에서 일어난 일들이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상기시킨다. 각 장마다 우리가 마땅히 기도해야할 기도예문과 토론 주제를 넣어서 우리 삶에 적용시킬 수 있게 한다.

최근 연예인들이 잇따라 자살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은 영화 속 신애가 현실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공동체 안에서 우리끼리 사랑받고, 축복하며 즐겁게 찬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영화 <밀양>을 보고 이 책을 함께 읽으며 자살과 고통, 우울증에 대해서 토론하면 많은 유익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신애를 찾아보고, 내가 김 집사가 되지 않고 종찬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도서정보








숨어 계신 하나님
김영봉 저
IVP


덧글

  • aLmin 2008/10/15 01:32 # 답글

    영화 꼭 한 번 봐야겠네요.. 그리고 소개하신 책도..
  • 젠카 2008/10/15 13:11 #

    꼭 보세요^^
  • 스트롱베리 2008/10/15 11:43 # 답글

    오..저도 읽어봐야겠습니다. @.@
  • 젠카 2008/10/15 13:11 #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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