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이 있는 오름직한 동산

taeppo.egloos.com

포토로그



2015/11/24 00:28

[20151122] 사람이 책이 된다, 휴먼라이브러리 참관기 생활 나눔

지난 일요일, 예배를 마치고 오늘 가기로 예정된 휴먼라이브러리 행사가 열리는 메이지 대학 나카노 캠퍼스로 향했다. 메이지 대학은 나카노 역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있었다. 건물은 거의 하나고 그 앞에 공원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매우 세련된 곳이었다. 평소 지내던 혼고랑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게해서 간 곳이 올해로 7회째인 휴먼라이브러리 행사이다. 휴먼라이브러리란 쉽게 말해서 어떤 유명한 사람을 책을 빌리듯이 만나는 것을 말한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듯이 어떤 사람을 빌려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눈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에선 노원 휴먼라이브러리가 가장 유명하다고 한다. (자세한 건 링크 참조.) 사람을 책으로 생각하고 그 책을 개인이 열람해 읽는다는 개념은 예전에 한번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실제 접하면 어떠한 느낌일까 궁금했다. 

특히 메이지대학에서 하는 이 휴먼 라이브러리는 단순히 유명한 사람보단 소외된 사람들(성소수자, 재일교포, 우울병이나 각종 의존증을 겪었던 분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장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었다. 
아침에 가면 안내책자와 함께 오늘 열람할 수 있는 책(?)에 관련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한번에 한명밖에 신청할 수 밖에 없고, 또 다른 책을 읽고 싶으면 먼저 예약한 책을 다 읽고 난 이후에 신청이 가능하다. 조금 몰릴 수 있겠다 싶은 유명한 책은 따로 강연회를 하기도 했다. 책당 열람시간은 정확히 30분이며 시작 5분전까진 해당 책이 있는 강의실에 가 있어야 한다.

나는 처음에 위 사진의 위에 있는 원래 히키코모리셨던 호리코시 씨를, 내 아내는 성폭력경험을 당한 분(아래)를 만났다.

처음에 내가 빌렸던 책, 호리코시 씨를 만났다. 정말 1대1인 상황에서 강의실 문을 닫고(물론 유리문이라 밖에서 어느정도 모습은 보인다)서로 30분동안 대화를 나눴다. 어떤 매뉴얼이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없었다. 조금 뻘쭘할 것 같았는데 다행히 그런 순간은 많지 않았다.

호리코시 씨는 대화를 나눠보니 실제 히키코모리라 할 수 있던 기간은 1주일 정도라고 하셨다. 모두가 똑같은 환경 속에서 본인이원하지 않는 일도 모두가 하니까 해야 하는, 그런 획일적인 상황이 자신과 맞지 않으셨다 한다. 그러다가 결국 중학교 시절에 등교거부도 하셨다. 아니 등교는 했지만 보건실에 틀어박혀 있었다. 정말 그 순간만큼은 창밖의 웃음소리도 너무 두렵고, 화장실까지 가는 것조차 겁이날 정도 였다고 한다. 그렇게 학교를 옮겨다니시다 정시제 고등학교로 간다. 그 곳에서 새로운 세상을 보셨다.

정시제 고등학교란 일본의 여러 고등학교 제도 중 하나이다. 일반 고등학교가 모두 수업이 끝난 이후 저녁시간 세시간 정도만 수업하는 고등학교이다(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져 있기도 하다). 그 곳에는 다양한 사연을 가진, 또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모인다. 그 중엔 갸루도 있고, 나이 많은 아저씨도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낮에는 일을 하고 저녁에 학교를 다니기도 한다. 선생님도 선생님같지 않다. 교무실은 눈치보면서 들어가는 곳이 아닌 항상 열려있고, 학생들이 교사들 자리에 앉아서 놀거나 한다. 교복이 없음은 말할 것도 없다 .

모두가 똑같은 것을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없는 그 곳에서 호리코시 씨는 어떤 의미에서 다문화를 체험했다고 한다.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정시제 고등학교라는 개념은 뭐랄까, 이바쇼(자신이 마땅히 있을 장소, 안심할 수 있는 공간)가 없는 사람들의 이바쇼 역할을 하고 있었다. 그 자유로운 분위기가 호리코시 씨를 안심하게 했다. 호리코시 씨는 이후 교육에 관심을 갖고,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최근 사회인이 되어 직장생활 중이시다.

정시제 고등학교라는 것 자체가 처음 들어보는 개념이었다. 한국에도 비슷한 게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대안학교와도 좀 다른 것 같고. 되게 신선했지만 조사해보니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인도 이런 학교가 있는지 잘 모른다 한다.

이후에는 게이 구의원과 남자 전업주부, 히키코모리에 알콜의존증에 빠졌던 분의 강의를 연달아서 들었다. 게이 구의원은 상당히 기대했던 분이다. 성소수자인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는 좋은 분인 것 같다. 하지만 밥먹고 난 이후란 것도 있고, 또 이분이 아무리(?) 게이라도 공무원인지라 너무 지루하게 발표를 하셔서 너무 졸렸다(ㅠㅠ) 

다음에 남자 전업주부를 하신 무쵸 씨는 궁금해할 정보를 잘 정리해서 정확하게 보여주시는 센스를 발휘해 주셨다. 본인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서 인터넷에 업데이트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식으로 하면 일상툰같은 걸꺼다. 전업주부가 시간이 남아돌 것이라는 오해와 남자가 전업주부를 한다는 것에 대한 편견들, 그리고 실제적인 조언들이 너무나 잘 어우러져 있었다. 특히 남자 전업주부라는 것에서 오는 어떤 스테레오 타입(여성스러운 남자일 것 같은 그런?)이 전혀 사실과 맞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아, 여자 전업주부라면 여기서 강연이나 책이 될 이유도 없었을 텐데, 남자가 전업주부를 한다니 주목받는다는 현실도 이 사회가 얼마나 주부라는 것이 여성에게만 전가시켰나를 알 수 있다.

무쵸씨가 만화로 그린 에피소드 중 가장 인상깊었던 거 하나. 직장에 다니는 친구(남자)가 "너는 집에서 하루종일 있으니 좋겠다"고 하자 "야, 주부는 집에 가지도 못하고 직장에서 숙식하면서 일해야해"대답했다는 거; 실제로 어느 하루는 집에서 욕실 청소를 하다가 자기도 모르고 '집에 가고 싶어 ㅠㅠ'라고 하신 적이 있다고;;; 

마지막에 알콜의존증에 빠지신 분은 본이의 삶이 담긴 시를 낭독해주셨다. 세상에서 같이 고통을 받고 소외된 그 모두를 나카마(동료)라 생각한다는 시가 가장 감동깊었다. 우린 모두 나카마다. 

그 이후엔 자폐증을 체험해보고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자폐증환자와 비슷한 시각적 청각적 환경을 만들어보고, 여러 통계자료를 비롯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자폐증이 뭔지도 잘 몰랐던 것 같다. 자폐증은 심리적인 장애가 아닌 선천적으로 뇌에 이상이 있는 장애였다. 88명 중 1명이 자폐증이라는 건 정말 놀라운 수치!

결과적으로 실제 책을 빌려 본 건 한 분밖에 없었고, 강연회를 더 들었지만 참 많은 걸 배우는 기회였다. 비록 직접 다 확인을 못해봤지만 오늘 책이 되어 1대1 대화를 나누거나 강연을 하신 분들은 다 사회에서 마이너리티인 분들이다. 우울증에 걸렸다거나, 알콜의존증, 게이, 의족에 의지하여 살거나, 성분화질환 등등... 어쩌면 평상시 우리 주변에 얼마든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도 쓰지 않았던 이웃들이다. 

아내와도 이야기 했지만, 뜬금없이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행사는 사실 교회가 앞장서서 해야하지 않을까. 전도가 목적이 되지 않더라도, 단순히 불우이웃을 돕는다는 명목이 아니더라도... 이렇게 만날 수 있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장을 열어, 마이너리티의 삶을 조금이나마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극적인 분위기도 전혀 연출되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하게 사람들을 만났다. 실제 눈을 마주치고 만난다는 것 그 자체가 가진 힘이 매우 크다. 그것이 어쩌면 교회가 말하는 사랑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교회가 또다른 정시제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바쇼가 없는 사람들의 이바쇼가 되는 곳. 

2015/11/20 15:55

프리미어12 준결승전(한국일본@도쿄돔) 직관기 생활 나눔

어제 짜릿한 역전승을 선사했던 프리미어12 준결승전을 도쿄돔에서 직접 보고 왔다. 마침 학교가 근처이기도 했고, 또 언제 한번 아내랑 도쿄돔에서 야구경기를 보려고 했었는데 딱 좋은 기회가 찾아 온 것이다.
도쿄돔 자체는 처음이 아니지만, 내부로 들어가는 건 처음이었다. 야구경기는 물론이고 각종 콘서트 장소로도 유명하다. 입학식 때문에 올 봄에 무도관에도 가봤으니 나름 유명한 공연장은 들어가 본셈? 

이렇게 밖에는 선발 선수진 명단도 나와 있다.
자리별로 가격이 다른데, 나와 아내는 내야 자유석이었다. 2층이라 경기장과는 거리가 있고, 자유석인 만큼 좌석 확보도 쉽지 않지만 일찍 가면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위 사진이 딱 내가 보던 시선. 시합전에 한국팀이 연습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물론 말로만 듣던 여자알바들이 등에 맥주를 짊어지고 다니며 파는 진풍경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맥주 800엔은 너무 비쌌다; 웬만한 이자카야도 그 가격은 아니었다. 맥주녀만 있는게 아니라 콜라파는 분, 아이스크림 파는 분도 있다. 위의 사진은 그 아이스크림.
도쿄돔 모양을 본뜬 아이스크림. 맛은 세가지가 있었는데 내가 먹은 건 초콜릿 맛. 아이스는 안에 들어있다. 맛은 평범하게 맛있었음. 현금을 지불하기에 아가씨와 거리가 너무 멀어 옆에 관객들을 통해 동전을 전달했다;; 

내가 크게 야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닌지라 야구장 직접 가는 것도 무진장 오래되었는데, 분위기 자체는 참 좋았다. 공수교대로 빠릿빠릿 되고. 주 응원단이 한국엔 보통 내야석에 있는데 일본은 외야석에 있던 게 좀 다른 점이었다. 상대팀에 대한 야유는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응원은 자기팀 공격시에만 하도록 되어 있다. 일본 응원도 은근 노래도 많고해서 계속 듣다보니 외워질 듯 했다.

한국쪽 응원석에 앉아 있었던 지라 많이들 모여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듬성듬성 있었다. 한국쪽 응원석에 일본인이 더 많은 느낌. 나같은 경우는 그래도 앞쪽에 한국20대 청년들이 있었고, 오른쪽에도 아구덕후로 보이는 남자와 그 여친사들(?)같은 사람이 있긴 했다. 왼편의 남자 둘은 완전 일본인이었고. 양옆에 한국인과 일본인이 바로 있다보니 시합 상황에 따라 각자 다른 반응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왼쪽의 일본인은 시합 종료 후 앞쪽의 한국인들의 기념사진을 찍어준다;; 어떤 기분이었으려나?)

시합결과는 대박이었다. 8회까지 한국은 3대 0으로 지고 있었다. 아니 사실상 1루에도 제대로 진출하지 못했다(데드볼 덕에 한번 나간 정도?). 일본 투수인 오타니는 무슨 만화주인공인것 마냥 160대의 공을 연속해서 던졌다. 거의 패배를 확신하고 포기하려던 차에 9회, 투수가 바뀐 틈을 노려 만루를 만들고, 이어지는 역전! 우와 정말 장난아니었다. 설마 여기서 역전승을 보게 될 줄이야.

인상 깊었던 건 두가지. 하나는 한국쪽 응원석이 따로 있긴 해도 실제론 일본인이 앉아 있는 경우가 더 많았고, 한국인들은 띄엄띄엄 나뉘어져 응원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탓에, 응원단이 따로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각자 응원을 한다고 소리를 지른다 해도 압도적으로 많은 일본 응원단의 기세에 눌려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이 넓은 돔 구장에 한국인이 과연 있기나 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정도였다. 

그런데 9회, 한국이 다시 승리의 가능성을 높이게 되자, 응원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동안 쥐죽은 듯 했던 한국의 응원소리가 들린다. 그게 다른 무엇보다 감동적이었다. 아내는 눈물이 나려고까지 한다고 했다.

순간 머리속에 떠올랐던 것은 슬램덩크 산왕전이었다. 전국 재패를 당연하게 매년 하던 산왕공고 앞에서 북산은 그야말로 듣보잡이었다. 전국대회다 보니 관객석은 산왕 응원 일색. 그 압도당하는 듯한 기세를 어제 실제로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 북산이 산왕을 이길 수도 있을지 않을까하는 상황이 되자 북산의 응원하는 소리가 커져갔던 것. 물론 북산의 경우는 제3자가 최강자 산왕공고를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황때문에 응원을 한 거고, 어제의 그것은 흩어져 있던 한국 사람들이 분위기를 타고 힘을 모은(원기옥?)거라 경우는 조금 다르다. 그래도 그 분위기를 어제 시합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또 한가지 인상 깊었던 것은 승리에 도취해 있었던 한국사람들에게 순수하게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네주던 이름모를 아저씨였다. 본인들이 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유가 느껴지는 한마디였다. 
 
기념으로 나가면서 점수판도 찍었다.
늦게 찍어 잘 안나왔지만 선수들이 한국쪽 응원석을 향해 인사할 땐 진짜 뭉클 ㅠㅠ
끝나고 나가는 한국인들
아내가 정성껏 집에서 만든 빨대 태극기를 들고 브이해보았다. 


2015/11/16 11:14

시간을 달리는 네이버 이것 저것

....(...)

2015/11/14 18:20

무교회주의의 역사사회학적 연구 독서 나눔


<지상(紙上)의 교회와 일본근대>라는 책입니다. 일본의 무교회주의 교회를 역사사회학적인 관점에서 연구한 책이라는데 읽어보고 싶네요. 무교회주의의 탄생과 그것이 어떻게 이어지고 또 다른 나라에 영향을 주었는지도 나와있다고 하네요. 물론 김교신도 언급되고 있고...무교회주의하면 우치무라 간조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밖에 없지만, 그것도 세대별로 지나면서 달라진 부분이 있을 겁니다.

무교회주의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가나안교인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을진 모르겠으나 상관없진 않을겁니다. 무교회주의라는 것 자체에도 흥미가 있는 만큼 읽어보고 싶네요. 문제는 시간이지만 ㅠ

2015/11/11 23:35

포키데이기념 이것 저것

일단 빼빼로데이니까 편의점에 있는 포키를 종류별로 전부 사보았습니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



알 림

주인장?
블로그 소개
링크는 자유지만
덧글은 꼭 남겨주세요^^
------------------------

휴대폰:
010-4729-2793
이메일/MSN:
taeppo@hananet.net


Locations of visitors to this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