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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4 00:26

김충원 아저씨 독서 나눔


드디어 마리텔에 김충원 아저씨까지 나오는구나! 밥로스 아저씨랑은 다른 의미로 그림 그리고 싶게 해주신 분! 그림 이외에도 어린 시절에 내게 큰 영향을 주신 분이다.

김충원 아저씨라면 '그려보자'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겠지만, 그보다 조금 전에 본인이 직접 글을 쓰시고 그림까지 그리신 <물음표와 느낌표> 라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책이 있다. 1992년에 나온 책인데, 쉽게 말하면 '아동상담'책에 가까웠다. 이를테면 '숙제는 왜 내주는 걸까?', '나는 왜 그림을 못 그릴까?', '왜 날마다 학교에 가야 하는 거지?', '나는 왜 못생겼을까?'와 같은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이었다.

이 책이 왜 내게 그렇게 영향을 주었냐하면, 당시까지의 뻔한 대답과 달랐기 때문이다. '숙제를 왜 내주는가'라는 질문에 보통 아동상담책이라면 '학생의 진도를 고르게 맞춰 준다.', '학습의 결함을 보충해준다.' '학습효과를 높인다.'등의 모법답안을 하겠지만, 김충원 아저...씨는 이러한 대답을 가볍게 비웃어주셨다. 차라리 '아이들은 내버려두면 계속 놀기만 하기 때문에.', '선생님은 방학 동안에도 월급을 받으시기 때문에 격식을 갖추느라고.', '숙제는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가 도와주게 마련이고, 이때 그분들의 학력을 증진시킬 기회를 마련해 주느라고(;)'라는 이유가 더 정당하지 않냐고 반문한다.

이 책의 뒷표지에는 양복입은 구둣발이 자라나는 싹을 밟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저자는 '가엾은 어린이와 한심한 어른에게'라는 머릿말에서 '가엾은 어린이가 자라서 한심한 어른이 되고, 그 어른이 다시 가엾은 어린이를 키우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고, 그를 타파하기 위해선 결국 어린이 '스스로'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이 책은 기존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던 통념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한 번 더 자신의 생각을 가지고 비판할 부분은 비판하고, 받아들일 부분은 스스로 판단해서 받아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본인 색깔(?)이 강하신 분이라 이후 유행하는 '그려보자' 시리즈에서도 컬럼 등을 통해 자신의 교육철학을 소신있게 밝히시기도 했다. 물론 지금 다시 보면 상당히 보수적인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당시 내게 있어서 이 만큼 개혁적(?)인 책은 없었다.

아마 마리텔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은 쏙 뺀채 그림이야기만 하시겠지만, 그래도 간만에 주목을 받는 자리에 나오신다니 반갑다.

거의 비슷하지만 2004년에 쓴 글도...


2015/08/22 23:46

일본 도쿄에서 열린 <K-POP콘테스트> 감상 생활 나눔

오늘 일본 신주쿠에 자리잡은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에서 개최된 <2015 K-POP 콘테스트>에 다녀왔다. 이 행사는 매년 한국에서열리는 <K-POP World Festival>의 예선전 격에 해당한다. 위 포스터 아래에 있는 여성분들이 2014년 일본대표로 세계대회에 참가해서 최우수상을 받은 팀이다(참고로 대상은 아일랜드 팀이 받음).


작년 영상은 위 동영상을 참조. 보다시피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

오늘 콘테스트에서는 일본 음원/서류심사와 각지역 대회를 통과해서 최종적으로 뽑힌 15개 팀이 세계대회 진출을 놓고 경연을 벌였다. 규모가 아주 크다곤 할 수 없었고, 관객들 상당수도 대회 참가자의 가족이거나 친구들의 응원단이었지만, 그 나름대로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서울에 있는 주일 일본공보문화원에서도 벌써 13년째 일본가요대회라해서 이런 식으로 한국인들이 J-POP을 부르는 대회를 열고 있긴 하지만, 규모자체는 이 쪽이 비교할 수 없으리만큼 크다. 내가 일본에서 생활한 것만 따지면 한 2년가까이 되는데도 아직까지 K-POP팬을 직접 만나보진 못한 고로 과연 일부러 한국어를 연습해서 경연까지 참가할 정도의 팬이라면 어떤 노래를 부를까 궁금했다.

최종 엔트리(?)에 들어간 15팀의 노래는 다음과 같다.
 클릭하면 크게 나온다;

겹치는 노래도 좀 있고, 생각보다 마이너한 곡도 있다. K-POP하면 흔히 떠올리기 마련인 퍼포먼스 중심의 아이돌 댄스보단 발라드가 많았다. 또 한가지 특징은 빅뱅의 인기가 높다라는 것. 빅뱅 노래는 물론이고 솔로 곡들까지 상당수 들어가 있다. 참가자들 중 빅뱅노래를 부르지 않았음에도 빅뱅이 좋다고 하기도 했다. 특히 한 참가자는 다른사람이 부르는 G-dragon노래에 자기도 흥에겨워 춤까지 따라했다; 정말 어지간히도 좋아한다는 느낌.

참가자들의 연령대는 제일 어린 사람이 중학교 2학년이었고, 아이의 아빠나 엄마까지 폭이 넓었지만, 대략 30대 초중반까지가 한계이지 않았나 싶다. 정말 K-POP이 좋아서, 팬이라고 노래를 부른 사람도 있었던 반면, 후배의 권유로 처음으로 한국노래를 부른 사람도 있었다. 지역대회를 통과한 만큼 가창력은 다들 상당했다. 그리고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옷차림이나 노래부를때 발성 등이 한국이랑 유사해서 한국사람 입장에선 좀 신기했다. 일본사람들 입에서 '워우워~'같은 소몰이 창법이 나오다니; 일본 대중문화 좋아해서 패션도 일본식으로 하고 일본인 느낌처럼 노래 부르는 친구들이 주변에 있었는데, 그 반대가 되어보니 좀 묘한 기분이었다.  

우정상 인기상 등 여러 상이 있었고, 최종적으로 대상을 받고 세계대회에 나갈팀은 마지막에 '니가 뭔데'를 불렀던 3인조 그룹이었다. 노래도 잘했지만, 퍼포먼스가 유달리 강했던 팀이었는데, 역시 세계대회에 나가는 팀은 퍼포먼스가 중요한가라는 생각을 했다. 앞서 써놓았듯이 이 대회 참가자들이 부르는 노래에는 발라드가 많았다. 그야말로 가창력을 뽐내는(?) 그런 곡들이었는데, 금상까지는 이런 발라드 부르신 분들이 타갔지만 세계대회에 참가하는 팀으로는 퍼포먼스 중심의 팀이 나가는게 분위기상 좋아보여서 그런지 대상은 댄스중심의 팀이 탔다. 곡 자체도 최신 유행하는 K-POP다운 곡이었고.

요즘 일본 텔레비전에서는 한국 콘텐츠가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는다. 2011년 경엔 정말 자주 나왔었는데, 이젠 한풀꺾인 듯 하다. 그래도 붐은 끝났어도 팬들을 꾸준하게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치적인 한일관계는 악화일로인 듯 해도, 또 일본에서의 혐한들의 헤이트스피치도 심해지고 있어도, 비공식적인 친분은 어떻게든 쌓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대회도 잘 이어져나갔으면 좋겠다.

2015/07/30 14:10

여성향 게임 원작 뮤지컬 <CLOCK ZERO ~종언의 일초~>를 감상했습니다. 생활 나눔


뭔가 후덜덜한 이미지...;;

여성향게임인 <CLOCK ZERO ~종언의 일초~>(이하 <CZ>)를 어제 보고 왔습니다. 사실 게임 존재 자체도 잘 몰랐는데, 제 지도교수님이 많이 관여하신지라 보고 왔네요. 

제가 아무래도 남성인지라 여성향 작품들에 대해선 즐기기보단 다른사람이 보는 걸 관찰하면서 대충 아는? 뭐 그런 정도로밖에 이해를 못합니다. 일반 아이돌 팬덤도 그렇지만, 여성덕후분들은 어떤 작품에 대한 헌신도와 충성심은 남자 덕후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집착적(?)으로 좋아하고, 캐릭터를 아낀다는 인상이 있긴 합니다. 남자 덕후들은 엄청 좋아하는 척해도 사실은 과시용이거나 한 경우도 많은 것 같고, 좀 지나선 다른 캐릭터로 쉽게 넘어가기도 하는데 상대적으로 여성덕후들은 꽂힌 작품이나 캐릭터에 관한 충성도가 더 강한 것 같단 느낌을 받곤 합니다. 그 특유의 블로그에서 "ㅋㅋㅋㅋㅋㅋㅋ어떡겤ㅋㅋㅋ"식의 애정표현도 그렇구요.

각설하고, 여성향 서브컬처 기반 뮤지컬이라면 오래전에 <테니스의 왕자>뮤지컬 판을 이케부쿠로의 길거리 TV에서 얼핏 본 게 전부인지라 모든 게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여성향 서브컬쳐가 남성향의 그것에 비해 종류도 적고 마케팅 방법도 다를터인데, 뮤지컬이라는 형식은 특별히 여성향 서브컬쳐에 더욱 특화된 매체가 아닐까 합니다. 남성향의 미연시가 뮤지컬화 하면 뭔가 "나의 ~는 이렇지 않아!!"라며 현실과 게임의 괴리감을 느낄 것 같지만, 여성향 게임의 2.5차원화(라는 말을 실제 쓰더군요;;)는 어느정도 캐릭터를 이미지로서 받아들이는 여성향 2차창작의 특성상 허락받을 수 있을 여지가 크다고 봅니다. 실사 영화도 아닌 뮤지컬이라는 무대연극은 캐릭터에 대한 망상을 눈앞에서 재현하는, 공식 2차창작이라는 영역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특히나 이번 뮤지컬의 가장 큰 특징은 엔딩이 루트별로 다르다! 라는 것입니다. 분기별로 루트가 있는 노벨게임계열의 특성을 살려서 여러가지 버전의엔딩이 있는 것이죠. <CZ>의 뮤지컬이 이번에 처음 나온 건 아니고, 할 때마다 다른 루트의 스토리를 뮤지컬화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회차에서는 킹루트와 비숍루트 두가지가 있어서 팬이라면 그 두가지를 모두 봐야하겠죠. 이 루트라는 게 결국 주인공(플레이어) 여자를 좋아하는 다양한 미소년들(...) 중 한명이랑 깊은 관계를 맺는 거라, 팬 입장에선 특히 좋아하는 루트의 스토리를 찾아서 볼 수 있는, 많이 오버해서 말하자면 뮤지컬에서 인터렉티브를 추구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사실 네타바레입니다만, 작중에서 언급되는 수많은 시간축이라는 설정은 전형적인 노벨게임적인 설정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시간축이 있는 것이 아닌, 작중 캐릭터의 선택에 따라서 수없이 분기하는 평행세계적인 세계관을 말합니다. <드래곤볼>에서 트랭크스가 과거에 와서 역사를 바꾸지만, 트랭크스가 살던 미래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과 같죠. 과거를 바꾸면 미래세계도 변하는 <빽투더퓨처>와는 전혀 다른 시간관념이라 할 수 있죠. 그 전혀 다른 차원을 작품 속 인물이 드나들거나, 평행세계가 교차한다면 이런저런 재미있을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겠죠. 이것은 아즈마 히로키가 10여년전부터 말하던 '게임적인 이야기'의 전형적인 모습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런 비스무리한 설정이 많아져서 그런지 아주 새롭다는 느낌은 받을 수가 없었네요.

그 외에 전해들은 이야기입니다만, 등장인물들의 손동작이나 소소한 이벤트들도 전부 게임 속의 그것을 그대로 살려서 재현했다고 하네요. 노벨게임류의 캐릭터들은 주로 대사할 때 정지일러스트로 나오잖아요? 그 때 나오는 포즈를 뮤지컬안에서도 거의 계속 유지하고 있는 캐릭터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상한대로 관객들 대부분은 여성입니다. 그런데 옷차림이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모습과는 아주 약간 달랐습니다. 특히 유달리 안경 쓴 여성분들이 많이 보이더라는 것. 부녀자의 패션이라는 게 따로 있다면 이 느낌이려나요;; 

제가 본 건 킹루트였습니다. 이 작품의 악역이면서도 사실 악역이 아닌 인물이었죠. 혹시나 기회가 된다면 다른 루트도 보고 싶어지긴 하네요. 돈이 문제입니다만(쿨럭)

<CLOCK ZERO>의 홈페이지는 이쪽

2015/06/30 13:46

모두의 저녁이 있는 삶 생각 나눔

일본 살면서 이따금 아내랑 나누는 이야기.

일본에 살다보면 대도시가 아닌 주택가에 위치한 상점들은 한국에서라면 생각할 수 없는 시간대에 문을 닫거나 한다. 빠른 상점들을 저녁 5시나 6시쯤, 대도시에 있는 카페라도 밤 10시정도면 거의 문을 닫는다. 이자카야같은 술집도 밤새도록 하는 곳은 그렇게 많지 않다. 심지어 사람 없이도 돌아가는 은행 ATM마저 저녁 6시정도 이후엔 사용할 수 없는 곳도 있다;; 아, 대학축제도 빼먹으면 섭섭하지. 일본대학축제는 저녁 6시면 종료하고 해산;(일일주점? 그런 거 못봣음;;)
소비자 입장에선 무척 손해보는 느낌이다. 한국에선 심지어 여권민원마저 24시간 받아주는 곳도 있는데, 그런 건 일본에선 상상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러한 서비스업들이 제 시간에 끝나지 않는다면 모두가 진정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까. 내 경우는 저녁이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장 먼저 떠올랐던 건 화이트 컬러의 일반 회사 사람들이 야근을 안하고 쉬는 이미지였다. 야근이 없다면? 친구들이랑 어딘가 놀러가거나 문화 생활을 즐기거나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저녁을 내맘대로 즐기는 대신 다른 서비스 업 사람들이 자신들의 저녁을 포기해야만 가능한 삶이다.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 문제로 이어지겠지만 한국에 유달리 야근이 많은 이유가 그만큼 밤늦게까지 서비스업이 성행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지 모르겠다. 늦게까지 일해도/회식해도 돌아갈 버스가 있으니까, 근처에 사먹을 만한 곳도 계속 있으니까, 늦게까지 사람을 잡아둬도 괜찮은 환경이 있으니까 더욱더 일은 많아지고 개인의 삶은 사라지고... 아님 야근이 많아지니까 그에 맞춰 오래도록 하는 상점이 많은 것일 수도 있겠다.

서비스업 뿐 아니라 공공기관도 그렇다. 전세계에서 이렇게 합법적으로 밤 11시까지 공립학교가 학생들을 붙들어두는데가 있을까? 동네도서관은 아침 7시부터 저녁 11시나 12시까지 공부하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렇게 오랫동안 공부할 장소가 있으니까 더욱더 잠안자고 공부하게 되는 것 같다. 참고로 일본 도서관은 아침 9시반에 문열어서 저녁 8시면 문닫는다. 토요일은 저녁 5시에 끝나고;

일본이 뭐 특별히 복지가 대단한 나라는 아닐 것이다. 일본 역시 신자유주의체제 하에서 세계적으로 노동자를 쥐어짜는 나라들 중 하나이다. 한창 잘나가던 시절에 일벌레란 소리도 듣지 않았나? 하지만 한국에 비하면 여긴 그래도 훨씬 덜하단 느낌이 든다.

저녁이 있는 삶이란 모든 노동자의 개인 생활이 존중되는 삶을 말할 것이다. 회사가 일찍 끝나더라도 친구들이랑 밖에서 한잔하기보단 집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이 되는 게 더욱 이상적인 사회라는 생각을 막연히 해본다.

밤중에 야식이 생각날 때 언제들지 치킨 콜!을 할 수 없다는 점은 너무 아쉽지만(ㅠㅠ)

2015/06/23 15:36

2015. 6. 23. 트위터 잡담

今週観に行くつもりです。<일본의 만화・애니메이션・게임전>. 국립신미술관에서 한다고 하네요. 이번 주에 보러 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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